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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여자에게 보내는 평범한 위로

by 까미진 2021. 8. 4.

 

'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를 읽기 전에

 나는 엄마이며 아내이고 또 엄마의 딸이기도 합니다. 딸이 있는 엄마 이기도 하지요.

엄마께 해드리고 싶은 말들과 나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담긴 이 가슴 울리는 책을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저와 같은 타이틀을 가진 '여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포스팅을 합니다.

 책을 읽기 앞서 나의 엄마가 엄마로서가 아닌 여자로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나는 엄마로서가 아니라 여자로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한 번쯤 깊게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엄마에 대해 아는 것을 적어 보았습니다. 이름, 나이, 특기, 성격, 친구 등등 적어 내려가다가 엄마가 좋아하는 것에서 막힙니다. 저 역시 저희 엄마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이 잘 나지 않아 당황스러웠습니다. 엄마를 엄마로만 보고 있던 내가 미웠고, 엄마를 이해하려 해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죄송스러웠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엄마를 바라보며 썼지만 저는 딸로써 뿐만 아니라 딸이 있는 엄마로서 다시 한번 더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딸로서 나의 엄마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좋은 것은 먼저 챙길 주 아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딸아이의 엄마로서 역시 나의 딸도 가족을 위한 삶이 아닌 본인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정작 저는 그렇게 못하고 있으면서 말이죠.

엄마, 더 이상 다른사람의 꿈을 꾸지 마세요

 꿈을 꾸며 살던 평범한 소녀는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한 가정의 며느리가 되었으며 두 아이의 엄마가 됩니다. 그렇게 1년, 2년.... 10 년쯤 지났을 때에는 꿈은 잃었고 현재의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한 여자가 덩그러니 남아있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은 없는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때에 엄마는 자신이 희로애락을 느끼던 모든 것을 잃어버립니다. 그렇게 다 잃은 엄마에게는 엄마로서 살아온 시간만 남아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엄마는 다행이라고 합니다,  그런 시간이 있어 모든 걸 다 잃지 않을 수 있었다고요). 처음부터 엄마도 인생을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던져버릴 삶을 살고자 한건 아니지만 결국 가정을 지키는 것만을 꿈으로 갖는 엄마가 됩니다.

 이 것은 저자의 엄마의 이야기이며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이야기 입니다.

 저자는 그런 엄마에게 책에서 말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의 꿈을 꾸지 말라고, 꾸다만 꿈을 다시 꾸라고, 이미 늦었다고 꿈을 접어버리지 말고 엄마만의 꿈을 꾸라고요. 

 작가의 엄마는 일찍 이혼을 하고 재혼을 하기까지 악착같이 아이 둘을 데리고 살았습니다. 모녀관계에 상처가 많았고, 그래서 딸은 더 애틋합니다.

 세상 여자들은 다 이렇게 사니까 라는 어쩌면 흔한 이야기이지만 '나의 엄마'에게만큼은 이런 마음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잃어버리고도 자식인 '나'만 바라보고 행복했을 삶,  그리고 그만큼 공허했을 엄마에게 이젠 자신을 위한 것으로만 인생을 채워 가시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의 딸로,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기

 이 책을 저는 몇 번째 읽는 건지 모릅니다. 읽을 때마다 엄마의 삶에 마음이 울컥해지고, 나의 미련함에 우울해지고 합니다. 저자는 엄마이지만 가족들에게 양보만 하지 말고 스스로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을 먹고, 가장 좋은 것을 갖고 그렇게 본인을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이것은 저역시도 딸로서 나의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렇지만 엄마로서 잘하지 못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좋은것이 보이면 내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먼저 주고 싶으니까요. 저뿐만 아닌 많은 여자들이 엄마에게 바라면서 정작 본인에게는 못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엄마가 스스로 자신을 위한 것은 챙기지 못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자라온 우리들도 그것을 잘 하지 못합니다. 나의 딸은 엄마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엄마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큼 쉽게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앞에서 좋은 것은 모두 아이들에게만 미뤄주는 엄마는 되고 싶지 않은데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위하고 잘 챙기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아이들도 스스로를 더 위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 책은 딸로서, 엄마로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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